고개만 돌리면 너희가 있네, 꽁이와 막둥이 그리고 시루의 하루

2026.10.25

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져 내려다보면 꽁이가 있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시루가 자리를 잡고 있고
손을 뻗으면 막둥이가 닿는 거리에 있어요

오늘은 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개냥이들의 평범한 하루를 담아봤어요

발밑에 앉아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는 꽁이예요

동그란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는데
저 눈을 보고 그냥 지나가기는 어렵죠

“꽁아, 거기서 뭐 해”

한마디 건네고 나면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눈을 맞추게 돼요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올려다보는 각도에 따라 또 다르게 귀여워서
오늘도 휴대전화부터 꺼냈어요

꽁이를 찍고 옆을 보니
이번에는 시루가 눈에 들어왔어요

스크래처 위에 자리를 잡고
앞발 하나를 길게 늘어뜨린 채 쉬고 있네요

시루야, 그 자세가 편한 거 맞지?

어쩜 저렇게 사람처럼 앉아 있는지
보고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나요

살짝 졸린 듯한 얼굴까지 더해져서
괜히 제가 쉬는 시간을 방해한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시루를 보고 있다가
다시 가까이에서 마주친 꽁이 얼굴이에요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가까워졌죠

의자 옆으로 빼꼼 내민 얼굴이 귀여워서
사진 한 장만 더 찍자고 했는데
화면 가득 꽁이가 담겼어요

센터 일상을 찍다 보면
이렇게 고양이 얼굴로 꽉 찬 사진이 참 많아요

늘 주변에 있으니
사진첩에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쌓여가네요

꽁이 사진을 찍었으니
우리 막둥이도 빠질 수 없죠

치즈색 얼굴 옆에 손을 대고
볼을 살살 쓰다듬어 줬어요

한쪽 눈을 살짝 감은 표정이
꼭 “거기 조금만 더”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손에 얼굴을 맡기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말이 많아져요

오늘 밥은 잘 먹었는지
왜 이렇게 귀여운지
대답 없는 질문을 한참 하게 되네요

아까는 느긋하게 앞발을 늘어뜨리고 있던 시루도
손길 앞에서는 이런 얼굴이에요

눈을 꼭 감고
손바닥에 얼굴을 꾹 기대고 있죠

조금 전까지 의젓하게 쉬고 있던 모습은 어디 가고
한껏 애교를 부리고 있어요

이렇게 기대오면
쓰다듬던 손을 쉽게 뗄 수가 없어요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조금만 더, 한 번만 더 하게 되는 순간이에요

마지막은 다시 꽁이예요

막둥이도 만져주고 시루도 만져줬으니
꽁이 턱 아래도 살살 긁어줬어요

고개를 살짝 들고 손길을 받는 얼굴을 보니
오늘 사진의 시작과 끝은 꽁이가 맡았네요

아이들과 지내는 하루가 늘 특별한 건 아니에요

밥을 챙기고 청소를 하고
일하다 잠깐 눈을 맞추고
곁에 온 아이를 쓰다듬어 주는 날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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