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제 주변은 만석이에요, 센터 강아지들의 소소한 하루
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멀리 찾을 필요가 없어요
발밑을 보거나 의자 옆을 돌아보면
저마다 편한 자세로 곁에 있거든요
누구는 누워서 눈만 마주치고
누구는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누구는 아예 의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오늘은 우리 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아토, 루이, 폼이, 초코, 제리의 일상을 담아봤어요

먼저 아토예요
벽 옆에 몸을 쭉 눕히고 쉬고 있는데
얼굴은 또 이쪽을 향하고 있네요
“아토야, 편하게 쉬고 있어”
일어날 생각은 없어 보여도
눈은 마주쳐 주는 모습이 귀여워요
앞발도 쭉 뻗고
복슬복슬한 꼬리까지 바닥에 내려놓은 걸 보니
제대로 쉴 자리를 잡은 모양이에요
지나가다가 이 얼굴을 보고
저도 잠깐 멈춰 사진을 남겼어요

아토가 누운 자리에서 눈인사를 했다면
루이는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여줬어요
사진에 귀가 다 안 들어올 만큼
화면이 루이 얼굴로 꽉 찼네요
동그란 눈에 작은 입까지
이렇게 가까이 보니 더 귀여워요
아이들 사진을 찍다 보면
반듯하게 앉은 전신사진보다
이런 사진이 더 많이 남을 때가 있어요
조금만 뒤에서 찍어볼까 하다가도
이 표정이 아까워서 일단 한 장 찍게 되거든요

이번에는 제 옆에 붙어 있는 폼이예요
위에서 내려다보니
얼굴 대신 귀 두 개와 복슬복슬한 뒤통수만 보여요
그 넓은 바닥을 두고
굳이 다리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있네요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저도 자세를 바꾸기 전에 한 번 더 내려다보게 돼요
폼이야, 잠깐 다리 좀 움직일게
말을 건네면서요

뒤통수만 남기기 아쉬워서
폼이 얼굴도 담아봤어요
쫑긋 선 귀에
입을 살짝 벌리고 올려다보는 표정까지
사진이 참 폼이답게 나왔네요
바로 옆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마주 보니 눈빛이 또렷해요
“폼아, 사진 잘 나왔다”
사진을 보여줘도 알 리 없겠지만
괜히 한마디 하게 돼요
매일 보는 아이들인데도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이 생기면
혼자 뿌듯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폼이와 눈을 맞추고 나니
이번에는 의자 위의 초코가 보여요
등받이 옆에 몸을 붙이고
앞발을 가지런히 내놓은 채 쉬고 있네요
초코야, 거기 원래 사람 앉는 자리인데
그렇게 말해놓고도
편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보면
저는 다른 자리를 찾게 돼요
의자에 앉아 있는 작은 몸과
그 아래로 내려온 앞발이 귀여워서
이번에도 비켜달라는 말 대신 사진을 찍었어요
오늘 제 자리는 조금 좁아도 괜찮겠어요

마지막으로 제리예요
꼬리를 몸 가까이 두르고
앞발을 모은 채 동그랗게 앉아 있어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니
고개를 살짝 돌린 모습이 담겼네요
앞에서 폼이의 환한 얼굴을 보다가
조용히 쉬는 제리를 보니
저도 목소리를 조금 낮추게 돼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쉬는 자세며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이마다 이렇게 달라요
그래서 사진을 한 장씩 넘겨보는 재미가 있어요
오늘도 밥을 챙기고 청소를 하고
중간중간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지냈어요
바쁘게 움직이다가도
곁에 누운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말을 걸고
가까이 온 아이에게는 손을 내밀게 되네요
아토, 루이, 폼이, 초코, 제리는
지금 우리 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요
함께 지내다 보니
이 아이들의 이런 평범한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져요
예쁘게 앉아 찍은 사진뿐 아니라
누워서 쉬고, 사람 옆에 붙어 있고
의자 한쪽을 차지한 모습까지요
언젠가 가족을 만나면
그 집에서도 이렇게 각자 편한 자리를 찾겠죠
그때는 센터에서 보던 이 얼굴들을
가족분들이 매일 보게 되겠네요
오늘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또 아이들이 어디에 있나 둘러보게 돼요

